지인의 노트/지인 앤 토닉 인 토론토

한국 음식은 달고 매워

jiin mia heo 2021. 9. 28. 01:17
반응형

 “다네!”

 달다구요? 나는 한 번도 명이나물이 달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매운데?”

 맵다구요? 명이나물이? 그렇다. 명이나물은 달고 매운 음식이었다. 간장에 설탕을 넣어 절인 산마늘이니 달고 매운 게 당연했다.

 “맛있다! 한국 음식은 주로 달콤한 편이니?”

 생각해보니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떠올려 보니 대체로 단 맛이 강한 음식들이었다.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을 하면서도 스스로 한국 음식을 떠올려 보며 간신히 말을 이어나가야 했다. 제 인생에 누군가가 한국 음식이 달콤하냐고 물어본 적이 없어서요. 토론토에서 살면서 새삼스레 알게된 점은 한식은 대체로 다양한 맛의 조화가 기본이라는 것이다. 단 맛, 짠 맛, 매운 맛, 신 맛의 조화가 어우러진 음식이 어디에나 널려 있어서 정작 그 음식이 많이 달거나 짜거나 맵거나 시다고 인지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이제는 한국 음식이 맵다는 건 한국인이 아니어도 대부분 아는 것 같으나 사실 한국 음식은 달기도 하다. 외국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의 경우 대부분 그게 달지 않거나 향이 강해서 맛 없다고 느끼는 거 같다. 내가 맛이 없다고, 정확히 말해서는 먹기 싫다기 보단 정말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음식은 대부분 달지 않아서 그랬으니까. 한국에서 파는 버팔로윙과 토론토에서 먹었던 버팔로윙을 떠올려봐도 그렇다. 한국의 버팔로윙은 양념치킨처럼 맵지만 달달하게 매운 맛이다. 근데 토론토에서 시킨 버팔로윙은 정말 맵기만 해서 두 조각 집어 먹고 말았다. 치킨 윙을 먹으러 가면 여러 가지 소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달콤한 맛’이라고 표시된 소스가 내 입맛엔 맞았다. 한국의 간장치킨, 마늘치킨, 양념치킨 혹은 온갖 종류의 새로운 치킨을 떠올려봐도 사실 기본적으로 다 달다. 단 맛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게 달다고 생각을 못 했다. 그러고 보니 떡볶이도, 불고기도, 떡갈비도, 쌈장도, 비빔면도 모두 달콤한 음식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