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고막>
어느 날 갑자기 귀에 통증을 느끼게 된 지인은 고막의 입장을 헤아려 보고자 모든 소리를 녹음하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듣는 소리는 모두 22일 동안 지인의 고막이 지인과 생활하며 들었던 소리이다. 정오 즈음, 대학 수료와 동시에 백수가 된 지인이 느즈막히 눈을 뜬다. 지인은 정신을 차리자 마자 아이패드를 켜는데, 지인의 고막에게 백수인 지인과 아이패드와 넷플릭스의 조합이란 지옥과도 같았다. 가뜩이나 항상 음악을 틀어 놓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잠들기 직전까지 드라마를 보며 자신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눈에는 눈꺼풀이라도 있지 고막에겐 아무 것도 없어서 지인은 듣지 못하는 지인의 코고는 소리, 이른 아침 엄마의 노랫소리 등을 들으며 매일 밤낮을 지새우는 데도 말이다. 겨우 몸을 일으킨 지인이 인간이 될 채비를 ..